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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영화 정보
- 개봉일: 2023년 11월 22일
- 감독: 샘 에스마일
- 원작: 루만 알람의 동명 소설
- 장르: 스릴러/드라마
- 상영시간: 2시간 19분
넷플릭스 영화 TOP 5 작품 (2023년 12월 셋째 주 기준)
이번 주말은 너어무 추워서 남편이랑 집콕 영화데이트를 했다. 두 편을 연달아 관람했는데, 넷플릭스 영화 순위 TOP 5에 오른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Leave the World Behind)>로 시작했다. 남편이 좋아하는 스릴러/드라마 장르인데다가 명배우들로만 이뤄진 화려한 캐스팅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명배우로만 이루어진 화려한 캐스팅
주연이 무려 줄리아 로버츠, '비포' 시리즈로 알려진 에단호크, <그린북>의 마허샬라 알리... 작품의 내용이나 시놉시스, 예고편 등은 전혀 찾아보지 않고, 출연 배우들만 보고 선택했다. 그래서 더 긴장감과 호기심이 자극되었던 것 같다. 처음엔 스릴러인지도 모르고 틀었다가 영화 시작 10분 만에 날카로운 배경음악이 시작되길래 오늘 저녁에 꿀잠 자긴 글렀다고 생각했다. (무서운 거 잘 못 봄..)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줄거리 요약
(*결말 부분 스포 주의)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극심한 짜증을 느끼고 충동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로 결정합니다. 제목과 같이 말 그대로 '세상(도시)을 뒤로하고' 숲 속의 대저택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죠. 근처 해변가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던 도중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말도 안 되게 큰 대형 유조선이 항구가 아닌 관광객이 몰려 있는 해변가로 느닷없이 돌진합니다. 가족은 이 아찔한 사고를 간신히 모면하고, 잠시간 당황했지만 빨리 잊어버리고 남아있는 휴가 기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그날 늦은 저녁,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아만다와 남편 클레이(에단 호크). 갑자기 G.H.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 남자와 그의 딸 루스가 나타나 자신들이 이 집의 주인이라 주장하죠. 그리곤 도시에 정전이 발생해서 갈 곳이 없어 렌트비용의 50%를 돌려줄 테니 하룻밤 같이 묵자고 제안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 좋아하는 클레이는 기꺼이 그들을 들여보내려 하지만, 극도로 예민해있는 아만다는 즉시 두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의심하고 거절하려고 하는데요. (인종 차별을 비판하는 장면 같기도 해요.) 자신의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온 집안의 통신 장비들이 작동을 멈추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로 하죠.
영화는 중반부까지도 G.H. 와 루스가 실제로 이 집의 주인인지, 아니면 어떤 사건을 일으킬 범인들인지를 뚜렷하게 알려주지 않고 관객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며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영화 안에서도 실제로 이 두 가족은 끊임없이 대립하며 충돌하고 결합하기를 반복하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행기, 피 구름처럼 하늘에 날리는 붉은 전단지, 알 수 없는 굉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두 가족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입니다.
예상과 다르게 G.H.와 그의 딸 루스는 사기꾼이 아닌 실제 집주인이 맞았습니다. 아만다와 가족들은 이 대혼돈에서 벗어나 한 시간 거리에 사는 동생의 집으로 몸을 피신하려고 했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폭주하면서 도로가 꽉 막혔고 어쩔 수 없이 G.H.의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저는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어떠한 재난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기발한 장면이면서도 한 편으론 곧 우리가 겪게 될 수도 있는 자동화 시스템의 부작용을 끔찍한 장면으로 간접 체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 한 집에 사는 두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점점 가까워지게 돼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나자마자 앞니가 빠지고 피를 토하는 아치(아만다와 클레이의 아들). 아치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G.H.는 평소에도 지구 종말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춘 이웃 대니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대니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생각이 전혀 없죠. 국가 재난 상황에서 그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만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대니는 도움을 청하러 온 클레이와 G.H.를 향해 총을 겨눕니다. 하지만, 결국 클레이의 간곡한 부탁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약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돈은 불쑥 찾아온 G.H.가 환불해 준 저택 렌트비용의 일부였죠.)
그리고 대니는 이 둘에게 또 다른 이웃 쏜의 집 지하실에 지구 멸망 시 대피할 수 있는 비밀 공간을 귀띔해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예측한 이 모든 사건의 배후를 알려주죠. 바로 한국의 사이버 어택 때문이라고 하네요(?) 북한이 아니고 한국...? 극 중에선 North or South 구분 없이, 그저 Korean이라고만 언급합니다. (아니.. 우리가 왜... 뭐..... 🤨😑)
영화 후반 부, 아만다와 클레이의 막내딸 로지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아만다에게 말합니다. 자신은 '더 이상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자전거를 타고 대저택을 도망치듯 벗어납니다. 로지가 도착한 곳은 또 다른 이웃의 대저택. 대니가 말한 그 쏜의 집입니다. 애타게 본인을 찾는 아만다를 뒤로한채 로지는 지구 종말을 완벽히 대비할 수 있는 쏜의 지하 벙커를 발견하고 들어가게 되죠. 극 중에서 로지는 내내 미국 90년대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지 못해서 칭얼 대는데요. 이 지하 벙커에서 바로 그 마지막 에피소드의 DVD를 찾아냅니다. <프렌즈> 시작과 함께 'I'll be there for you' OST가 흐르고, 미소를 짓는 로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극 중 내내 칭얼대는 로지를 귀찮게만 여기던 가족들, 그리고 <프렌즈>의 OST 'I'll be there for you'(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가 흥미로운 대조를 이루네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관람평
별점 : 🌟🌟⭐ 두 개 반
대재앙 앞에 인간은 그저 말할 수 없는 공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아무리 세계 1위 강대국 미국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이 영화는 사건의 전말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주지 않아요. 아무런 인과관계없이 여러 가지의 재난 상황들을 그저 쌓아가기만 하죠.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봤던 것 같은, 그리고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나마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든 걸 커버하고 영화 끝까지 몰입하여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도입부가 약간 지루하고 결말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스릴러 장르인지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블랙 코미디나 재난 영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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