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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직도 안 읽어 보셨다고요?
1편에서 3편으로, 3편의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딱 일주일이 걸렸네요. 총 세 권의 책을 정말 단숨에 읽었어요.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단시간에 읽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김 부장 이야기> 시리즈는 호흡이 짧지만, 흡입력이 굉장히 강한 책이에요. 아직도 안 읽어 보셨다고요? 책과 담을 쌓으신 분이라도 이 책만큼은 책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을걸요?^^
<김 부장 이야기 1>에서는 전형적인 꼰대 상사 '김 부장님'이 인생 곡선의 밑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해나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면, <김 부장 이야기 2, 3>에서는 권 사원, 정 대리, 송 과장 이렇게 세 캐릭터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저도 회사 생활은 6년 차다 보니 이 세 인물의 이야기에 좀 더 쉽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다 읽고 맨 뒷 장에서 발행일을 찾아보았는데요. 3편은 작년 (2021년) 겨울에 출간되었더라고요. 따끈따끈한 신간이지만 출간된 지 3일 만에 2쇄를 찍어버린 놀라운 책입니다.. (작가님, 돈 많이 버셨겠어요...) (부럽) 이제부터 권 사원, 정 대리, 송 과장 캐릭터 하나씩 소개하며 리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권 사원, 이거 완전 내 이야기잖아...?
제곧내입니다. 권 사원 이야기는 정말 제 얘기 같았어요. 마케팅 부서 막내 포지션에, 열심히 일하지만 상사가 그 공을 가로채가고, 남자 친구와 파혼 때문에 마음고생하며, 대학원 준비를 위해 퇴사를 하는... 정말 저 사찰당한 줄 알았습니다. (농담~) 권 사원과 만날 때는 매일같이 분식집만 가더니 본인 사치 부릴 때는 부모님 용돈까지 받아쓰면서 펑펑 써대는 남자 친구 이야기가 나올 때는 같이 분노가 차오르더군요. 한때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이였지만 결국 둘은 파혼하게 됩니다. 너무 잘 됐죠!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사는 것보다 파혼 100번이 낫습니다!! 파혼에 이어 직장에서도 갖은 수모를 겪으며 지쳐버린 권 사원은 대학원엘 진학하기로 결심하고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P.309
대학원 졸업해봤자 어차피 또 직장에 취직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 지금과 같은 생활의 반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을 나이 오십, 육십이 될 때까지 하기는 싫다. 언제든지 갈아치워 질 수 있는 부품으로 살기는 싫다.
저도 대학원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딱 이 생각이었거든요. 어차피 또 직장 생활이고, 당분간은 돈도 더 적게 벌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자는 생각이요. 권 사원도 저도 아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바람에 잠시 흔들렸던, '들꽃'일 거라 생각합니다. 아, 유일하게 저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권 사원은 아파트를 샀더군요! 저도 내 집 마련을 위해 올해부터 차근차근 공부해야겠습니다.
2. 정 대리, YOLO FIRE 인생은 한 방!
정 대리는 정말 소셜 미디어의 폐해를 잘 보여주는 대표 사례였습니다.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다 가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에요. 심리학적으로도 임상 실험하기 아주 좋은 케이스죠. 오히려 김 부장보다 더 정신적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안 좋게 평가하냐고요? 제가 제일 멀리하고 싶은 사람의 유형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마이너스 카드까지 긁어 모아 쟁취한 물질과 돈에 취해 살고 마치 그것이 자기 능력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요. 말이 좋아 YOLO 지.. 저는 그저 허세를 정당화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이 주위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당장이라도 걷어 내셔야 합니다..)
정 대리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계속 빨리 넘기고 싶고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1편에서는 그렇게 안 봤는데, 아주 실망했거든요. 그러다 아주 꼬수운 대목이 하나 나옵니다. 팀원들과 공차에 가서 밀크티를 주문하는 정 대리. 친절하게 빨대를 꽂아 주겠다는 직원의 권유에도 꼭 본인이 꽂겠다며 자존심 세우더라고요. 본인 힘세다고 자랑하고 싶어서였을까요? 그러다 그만 비싼 톰브라운 카디건에 밀크티를 엎어버리고 맙니다. 여기서 저는 실제로 커피 마시다가 뿜었어요. 저의 6년 전 인턴 시절, 같은 팀에 계셨던 대리님 한 분이 생각나서요. (웃음)
P.70
세 번째 온 힘을 다해 꽂는다. 비닐 뚜껑이 좌악 찢어지며 밀크티가 정 대리의 카디건에 튄다.
“으악, 내 카디건! 이거 드라이하고 처음 입은 건데….. 또 맡겨야겠네.”
왼팔에 흰색 선 세 개가 있는 카디건에 튄 밀크티를 휴지로 탁탁 털어낸다.
권 사원은 그런 정대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 대리를 보면 가끔 김 부장의 향기가 난다고 생각한다.
다음 포스팅에서 송 과장 이야기에 대한 리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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