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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똑! 국제 우편 왔습니다~

    오늘의 책 리뷰는 머리도 식힐 겸 가볍게 가보려고 합니다. 이 기회를 틈 타 딱딱하게 느껴졌던 문어체 리뷰에서도 벗어나보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제가 좋아하는 임경선 작가의 『다정한 구원』인데요. 포르투갈을 여행해 본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원래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벌써 2년 전쯤 포르투갈을 다녀왔을 겁니다. 리스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놨었는데 갑작스럽게 취소한 후로 저의 여행은 2년째 멈춰있네요. 제가 갑자기 포르투갈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포르투갈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설레지 않으시나요?

    사실 책에 대한 설명은 구구절절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에세이집이다 보니 뾰족한 줄거리도 없거니와, 예습과 복습 없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거든요. 대신 이 책의 메인 테마는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가족과 사랑입니다. 작가는 어린 딸과 함께 포르투갈로 떠난 여행에서 자신과 돌아가신 부모님 사이의 관계를 되짚어 봅니다. 작가 본인도 열 살쯤 리스본 대학을 다니셨던 아버지로 인해 2년을 머물렀었거든요. 작고 소중한 분신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반대로 작가 자신을 그렇게 바라봐주셨을 부모님을 추억합니다. 단, 너무 슬프지만은 않은 어조로요. 그래서일까요?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피곤하고 지친 여행자의 다정한 구원의 손길이 골목마다 닿아있는 곳. 그 손길을 따라 걷다시피 책을 읽다 보면 어디선가 솔솔 피어오르는 포르투갈의 냄새를 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작가의 어릴 적 기억을 쫓아 현지인처럼 돌아다니는 여행기이기 때문에,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도시의 깊은 고요함과 동시에 사람들의 따듯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또, 가족과 사랑 이야기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삶과 죽음. 가깝지만 참 멀기도 한 이 두 단어를 담백하게, 또는 인간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애초에 이 여행은 누군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거든요. 하지만 슬퍼만 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을 나누며 다시 살아가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어떠신가요? 어서 이 책을 읽고 싶으신지요? 별로라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이번 리뷰에선 책보다는 포르투갈 이야기만 할 거니까요. 책을 구매해볼까 생각하시는 분은 일단 두 권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 읽은 후엔 아끼는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지거든요. 모두의 몸과 마음이 피로해진 지금. 유난스럽지 않게 힐링할 수 있는 이 작은 행복을 공유하고 싶어질 겁니다. (저도 사랑하는 제 엄마에게 간단한 리뷰가 담긴 저의 손편지와 함께 이 책을 선물해 드렸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셨습니다.)\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포르투갈의 모습

    포르투갈을 저의 3번째 유럽여행지로 정했던 이유는 세 가지인데요. 그 중 첫 번째는 포르투갈 집들의 타일과 문(door) 장식 때문이었습니다. 포르투갈에 가면 '아줄레주’라고 불리는 전통 타일장식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아줄레주 양식으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포르투 시내에 위치한 ‘상 벤투역(Sao Bento)’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으로 꼽히기도 하죠. 특히나 이 기차역 내부의 아줄레주는 포르투갈의 역사적인 사건들이 푸른색 물감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장식을 꾸미는데만 무려 11년이 소요되었고, 약 2만 장의 타일이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이 아줄레주 못지않게 매력적인 것은 바로 시내를 지나다니다 보이는 가게들의 문입니다. 유럽은 대게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지금까지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데요. 포르투갈은 그 건물의 입구인 문을 정말 독특하게 꾸며놓습니다. 그 가게의 콘셉트와 분위기가 문에서부터 아주 잘 드러나죠. 포르투갈 시내를 걸으며 영상을 촬영하면 발로 찍어도 예쁘게 나올 것만 같습니다. (정말입니다)

    두 번째로는 저녁노을 때문입니다.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아니 거의 없다시피 한) 유럽의 광활한 대지는 어떤 하늘을 갖다 붙여도 다 예쁩니다. (정말입니다.. 22) 그중에서도 일몰로 유독 유명한 도시는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포르투갈의 포르투인데요. 피렌체의 일몰은 제가 직접 눈으로 보고 왔었지만, 포르투의 노을은 또 어떨지 그 촉촉한 주황빛 분위기에 빠져 감상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하늘의 모습 중에서도 일몰을 참 좋아하거든요.

    마지막으로는 포르투갈 와인 때문입니다. 사실 와인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몇 해 전에 친하게 지내는 언니를 통해서 포르투갈 와인을 소개받았었는데요. 그날 처음 먹어보고 충격적으로 맛있어서 드러누웠습니다. (정말입니다… 33) 저는 달달한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만, 살짝 점성이 있어 달큼하면서도 향은 또 엄청 우디 합니다. (제가 또 우디 한 향수만 찾아서 뿌리는 ‘우디 중독자’이거든요.) 하지만 도수가 꽤 높은 편이기 때문에 조절 못하고 막 들이마시다간 저처럼 드러눕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와인의 치명적인 단점은 한국으로 수입이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왜일까요?) 따라서 특정 가게가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와인인데요. 그 귀한 술을 꼭 포르투갈 현지에서 맛보고 싶었습니다. 현지 와이너리에서 마시면 우디 한 향이 더욱 풍성할 것 같지 않나요?


     

     

     


    자, 안 되겠습니다. 이제 저는 아쉬운 대로 2년째 미뤄둔 포르투갈 여행을 방구석 랜선 투어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조금 전에 검색해보니 유튜브에 포르투갈을 담은 랜선 투어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더군요? 물론 실제로 가서 보고 경험하는 것과 다르겠지만,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에서 낯선 나라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어서 저와 함께 포르투갈로 떠날 준비를 하시죠. 따로 챙기실 것은 없습니다. 아, 레드와인 한 잔 정도 있으면 좋겠네요.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며 포르투 시내의 한 오래된 서점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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